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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씨는 주육화상과 처음 대면하는 터이지만 그의 익살맞은 태도가 구수하게 여겨져서 흉허

물 없이 솔직히 말했다.”좀 있다가 술을 가져오면 대사님이 먼저 다 마셔 버리심 안 돼요! 술

을 다 마시고 엉망친창으로 취해 버리시면, 이 소세옥이란 분의 상처는 누가 치료하겠어요?”

주육화상은 고개를 번쩍 쳐들고 사마림 아가씨를 유심히 훑어보며 또 껄껄대고 웃었다.

“핫! 핫! 핫! 아가씨! 이 화상은 상처를 치료할 줄 알 뿐더러 남의 중매 서기도 좋아하오. 만약

에 신랑감을 구하신다면, 이 화상에게 부탁만 하시면 절대로 틀림 없소!”사마림 아가씨는 그

말을 듣자, 얼굴이 새빨개졌다.”피!”하고 입을 삐죽거리며 결눈질을 해서 흘겨봤다.주육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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상이 여전히 껄껄대며 농담을 했다.”아가씨! 왜 그러시오? 아니, 이 화상의 말을 못 믿으

시겠단 말씀이오?”매약화 아가씨도 주육화상의 익살맞은 태도에 참다못해서 피시시 소리

없이 웃으며 말했다.”믿어요! 믿어요! 엉터리 수작을 부리고 남의 술을 곧잘 빼앗아 잡수

시는 주육화상님의 고명하신 수단 방법을 모르는 사람이 있는 줄 아세요?”사마림 아가씨

가 돌연 맞장구를 쳤다.”맞았어요! 듣자니까, 화산파의 팔검(八劍)이란 분들이 언젠가 화상

님에게 천하에서 제일 맛있는 술을 잡수시게 해드렸다면서요? 그렇다면 나도 앞으로 그

분들처럼 제일 맛있는 술을 올려서 감사의 뜻을 표시할게요!”주육화상은 평생에 남에게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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별로 속아 본 적이 없었다.그러나 언젠가 한 번 호되게 골탕을 먹고 오줌을 술인 줄 알고

마셔 버린 그 사실을 이렇게 나이 어린 아가씨까지 알고 있다는 것을 생각할 때 창피해

서 견딜 수가 없었다.만약에 그의 얼굴이 시커멓게 때가 묻고 개기름이 지르르 흐르지 않

았다면, 부끄러움에 새빨개지는 것을 두 아가씨들은 똑똑히 발견했을 것이다.매약화 아

가씨가 또 주육화상을 공격했다.”맞았어! 이 화상님은 술이라면 사죽을 못 쓰는 분이어

서, 그저 술만 있으면 무슨 짓이든지 거침없이 해치우시거든!”사마림 아가씨가 생글생

글 웃으면서 슬쩍 구슬렸다.”꼭 그렇다고야 할 수 없겠죠! 언니! 대사님께 여쭈어 봐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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! 이번에 이 술만은 그렇게 몽땅 마셔 버리시지는 못할 거야!”주육화상은 입장이 몹시

쑥스럽고 어색해졌다.제일 걱정스러운 것은, 사마림 아가씨가 언젠가 오줌을 마시고

망신을 당했던 일을 곧이곧대로 털어 놓을까 하는 점이었다. 말 한 마디만 잘못해도

용서가 없는 매약화 아가씨의 귀에 그런 창피한 소리가 들어가면 더한층 망신스럽다

생각하고, 주육화상은 잠시나마 공연히 여기서 멈칫거리고 있을 필요가 없다고 느꼈다.

이때, 매약화 아가씨가