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매약화 아가씨는 애당초부터 시끄럽고 아니꼽다는 생각이 들었다. 상대방의 말씨가 점점 거
칠어지는 것을 보자, 싸늘한 눈초리로 한 번 흘겨 주면서 말했다.”원 세상에 별꼴을 다 보겠네
! 여자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남의 사나이 이야기를 왜 날보고 묻는 거야?””날더러 부끄러
운 줄 모른다구? 흥!”백봉 주영은 입을 삐죽삐죽하며 웃음을 억지로 참는다는 표정이었다. 화
를 내지 않고 도리어 시치미를 똑 떼고 앙큼스럽게 말했다.”이봐! 이건 시기, 질투를 하는 셈인
가? 강짜를 하는 거야? 정말, 하느님이 짝 지어 주신 찰떡 같은 부부들이군 그래? 누가 아가씨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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의 좋아하는 남자를 가로채갈까 봐서 그러는 거지? 그렇지?”매약화 아가씨는 발끈 화를 내고
악을 썼다.”아가씨는 무슨 빌어먹을 아가씨야? 누굴 약을 올리자는 거야? 나한테 그런 말을 물
어 볼 게 없잖아?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으면 제 발로 걸어가서 찾아볼 노릇이지, 왜 나에게
묻느냔 말야?””내 발로 걸어가서 찾으라구?”백봉 주영은 이상야릇한 미소를 입가에 띠고 여
히 약을 올리는 말투였다.”아가씨라고 대접해서 불러 주는 게 싫다면 네년이라고 하는 게 좋
겠군. 그래 네년은 네가 좋아서 죽을 둥 살 둥 하는 놈을 날더러 어디 가서 찾으라는 거냐? 빨
리 말하지 못할까? 다른 사람들은 경혼검 매약화라면 무서워서 쩔쩔매는지 몰라도, 이 백봉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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주영은 천만의 말씀야! 해해해! 내가 그렇게 쉽사리 속아넘어갈 줄 알구?”상대방의 말이 이
쯤 나오고 보니, 매약화 아가씨는 그 이상 참고 견딜 수 없었다.몸에 늘 지니고 다니던 장검을
잃어버린 것이 한없이 원통했다. 장검만 몸에 지니고 있다면야, 불문 곡직하고 한칼로 승부를
판가름했을 것이다.백봉 주영은 입을 삐죽삐죽하며 또 빈정거리는 미소를 입가에 띠었다.
“왜 말을 못하고 잠자코 있는 거야? 좋아하는 놈을 빼앗길까 봐 알려 주지 못하겠다는 거지?”
매약화 아가씨는 두 눈을 딱 부릅떴다.새카만 눈동자에 노기가 훨훨 타오르고 있었다. 눈썹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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을 찡긋하고 치올리며소리를 질렀다.”그 사람을 찾아선 뭘하겠다는 거지?””물론, 일이 있으니
까 그러지.”백봉 주영은 또 이상야릇한 미소를 입가에 띠고 다음 말을 했다.”흥! 아직도 소식
불통이시군! 그 녀석은 우리 봉명장의 열두째를 꾀어서 납치해 가지고 도주했단 말!”‘열두
째 라니?’매약화 아가씨는 무슨 말인지 까닭을 알 수 없었다.백봉 주영이 또 말을 계속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