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감았다. 초일이나 우운비는 서로가 마음이 맞는다고 생각했다. 처음 보았지만

마음이 통하는 사람은 드물다. 하지만 그런 사람을 만났을 때 서로에게 믿음을

줄 수 있다.초일과 우운비는 그렇게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며 잠이 들었다. 하

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우운비의 떠벌이는 목소리에 초일은 잠에서 깨어났다.

“……내가 그때 얼마나 황당했는지 알아 사부가 말이야, 나보고 그걸 하라는 거

야. 내가 미쳤어? 머리에 돌을 맞아서 미치지 않은 이상은 그것을 어떻게 해. 너

도 생각을 해봐, 그 어두운 동굴에서 숨도 쉬기 힘든데 집만한 바위를 들고 서

있어 봐. 얼마나 숨이 차나. 바위가 어디서 났냐고? 그거는 말이야, 사부가 낑낑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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거리며 들고 왔어. 난 그게 사부가 나이가 들더니 예술에 관심이 생겨서 불상이

라도 조각하려고 그러는 건지 알았어. 그런데 그걸 들고 한 시진 이상 서 있으

라고 하니, 내가 미치지. 그렇게 일 년이 지나자 이번에는 기가 찬 요구를 하더라

. 갑자기 동굴의 천장에 수십 개의 발자국을 만들더니 그걸 눈 한 번 감았다 뜰

동안에 다 밟고 내려오래. 내가 그걸 어떻게 하냐, 안 그래? 너는 물구나무 서는

보법을 보았냐? 세상에 별 희한한 걸 다 만들어서 제자를 죽도록 고생하게 만

들기나 하고…, 휴우, 듣고 있어? 듣고 있는 거야?”우운비의 쉬지 않고 말하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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입이 내심 대단하다고 생각한 초일은 고개를 끄덕였다. 그것을 확인했는지 우운

비의 입이 다시 열렸다.”아까 말이지, 내가 가장 저주하고 싫어하는 여자를 보았

어, 정말 화가 나 미치는 줄 알았다. 나를 십 년 동안이나 동굴에 박아 버린 장

본인이지. 그런데 더 화가 나는 것은 정말 곱게 자랐다는 거야, 나는 십 년 동안

어둠 속에서 죽도록 고생만 하며 습기만 먹고 자랐는데. 나를 그렇게 만든 사람

은 아니, 여자는 따뜻한 햇빛을 바라보며 아무런 걱정도, 고통도 없이 살았다는

것에 너무나 화가 났어. 나의 십 년은 돌아오는 것이 아니잖아?”흥분한 우운비

의 목소리에 초일은 고개를 끄덕였다.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말에 동의

를 표하자 우운비는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.”그런데 막상 나를 그렇게 만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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든 장본인을 만났는데 입이 떨어지지 않더라. 아마 어릴 때 잠시 좋아했던 감

정이 남아 있는 게 원인 같아. 거기다 사제들이 마구 덤비더라, 마침 화가 났는

데 잘됐다 싶어 화풀이로 조금 손을 보았다. 녀석들, 내가 개 패듯이 패니까 무

서워서 식은땀을 마구 흘리더니 사라지더라고…, 어째든 난 화산이 싫다!”

우운비가 그렇게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. 초일은 가만히 듣고만 있다가

그가 일어나자 따라 일어났다.”언제, 여기서 내려갈 거야? 보니까 여기 계속

있지 않을 거 같은데?””글쎄…, 몸이 다 회복되면 내려가야지.”우운비는 초일

의 말에 밖으로 나가며 말했다.”그때는 나도 가자, 여기 있기 싫다. 알았지?”

초일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