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랑하거나 허세를 부려 보자는 말은 아니었다. 그것은 그대로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. 냉정

히 따지자면 지극히 솔직하고 또 타당한 말인지도 몰랐다. 왜냐하면, 허비는 천하제일방의

일개 취우사자에 불과한 존재다. 그 혼자서 능히 두 사람을 여유 작작하게 대결해 냈다는

사실을 생각할 때, 만약에 무영객이 고수급 인물들을 모조리 인솔하고 나타난다면, 사 파

와 봉명장 인물들도 반드시 승리를 거둘 수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.이런 점을

퍼뜩 생각했을 때, 매소천은 도리어 자기의 말이 지나치게 경솔했다는 점을 내심 뉘우치면

서, 참다못해 혀비에게 몇 마디를 또 물어봤다.”그러면 네놈은 오늘 우리 사 파와 봉장명

사람들이 네놈의 방주와 대면할 약속이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거냐?”허비는

듯 픽 웃었다.”물론 알고 있지!”매소천이 딱 잘라서 말했다.”그렇다면 이 매소천은 그만

이 자리를 뜨겠다. 나는 한 번도 약속을 지켜 보지 않은 일이 없으니까‥‥‥‥”허비는 빈정거

리는 말투였다.”화산파의 위대하신 영도자! 네놈은 이 허비의 별명이 뭣이라는 것을 잊어

버리지는 않았겠지?”주육화상이 어처구니없다는 듯 껄껄대며 매소천에게 말했다.”매 형!

매소천이 별안간 쩌렁쩌렁 울리는 음성으로 호탕하게 웃었다.”와하하하! 핫! 핫! 허비! 너

무 우쭐대지 않는 게 좋을 걸!””날보고 우쭐댄다구?”허비는 두 어깨를 으쓱하고 치올리며

냉소를 터뜨렸다.”흥! 이 별명은 나의 친구들이 지어 준 것이다. 그러나 이 허비는 나에게

가장 알맞는 별명이라고 생각한다. 그래서 그대로 쓰고 있는 것이다. 벌써 수십 년 동안이

나 시종 일관해서‥‥‥ 이제 와서 날더러 일견사라는 석 자를 다른 글자로 갈아 버리란 말

은 아닐 테지?”주육화상이 말을 가로챘다.”이 화상이 생각하는 한 가지 멋들어진 별명이

있다. 그것으로 네놈의 별명을 갈아서 쓰는 것이 가장 근사할 것이다.”매소천도 격분을

못 참고 언성을 높여 냉소를 금치 못했다.”정말, 네놈은 오늘 그 별명을 갈아치우는 것

이 좋을 것이다!”주육화상이 또 맞장구를 쳤다.”맞았다. 나 역시 네놈을 위해서 그렇게 권

고 하고 싶다! 이봐라, 허비! 네놈의 별명을 오줌먹는 개(狗吃尿)라고 고치는 게 어때? 이

별명이 얼마나 멋들어지고 근사하냐?”허비는 주육화상이 자기를 놀리는 줄 알면서도

싸늘하게 냉소할 뿐이었다.”흐흥! 그래! 정말 멋들어지고 근사한 별명이다. 그러나 네놈의

주육화상이라는 넉 자도 과히 점잖은 별명은 못 되니 그 별명을 네놈이나 쓰고 다니도록 해라!”